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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식물성 스테롤(plant sterols)과 스테롤산(stanol)의 장내 흡수율 개인차에 대한 유전적 요인

1. 식물성 스테롤과 스테롤산의 생리학적 특성 및 장내 흡수 과정

식물성 스테롤(plant sterols)과 스테롤산(stanols)은 식물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요 지질 성분으로, 구조적으로는 콜레스테롤과 유사하다. 이러한 구조적 유사성 덕분에 소장에서 콜레스테롤과 경쟁적으로 흡수되며, 결과적으로 혈중 LDL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는 기능성 영양소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장내 흡수 과정에서 식이 스테롤은 담즙산과 결합하여 미셀(micelle)을 형성한 후, 소장 상피세포의 Niemann-Pick C1-like 1 (NPC1L1) 수송체를 통해 흡수된다. 그러나 흡수된 스테롤의 상당 부분은 곧바로 ATP-binding cassette (ABC) G5/G8 수송체에 의해 다시 장내강으로 배출되어 체내 축적을 억제한다. 이 과정에서 식물성 스테롤의 실제 체내 흡수율은 0.4~5% 정도로 매우 낮으며, 콜레스테롤(30~60%)에 비해 현저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이 흡수율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며, 단순히 식이 섭취량만으로는 혈중 스테롤 농도를 설명하기 어렵다. 따라서 장내 흡수율의 개인차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유전적 요인(genetic factors)**을 중심으로 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식물성 스테롤(plant sterols)과 스테롤산(stanol)의 장내 흡수율 개인차에 대한 유전적 요인

 

2. 유전자 다형성과 식물성 스테롤 대사 차이

식물성 스테롤과 스테롤산의 흡수율은 특정 유전자의 다형성(polymorphism)에 의해 크게 달라진다. 특히 ABCG5, ABCG8, NPC1L1과 같은 장내 콜레스테롤 운반체 관련 유전자가 핵심적인 조절자로 알려져 있다. ABCG5/G8 수송체는 흡수된 식물성 스테롤을 다시 장내강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며, 이 유전자의 변이(예: D19H, Q604E)는 스테롤 배출 효율에 영향을 주어 혈중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반대로 NPC1L1 유전자의 특정 다형성은 장내 흡수를 촉진하거나 억제함으로써 스테롤의 체내 축적 수준에 차이를 만든다. 임상 연구에서는 동일한 양의 식물성 스테롤을 섭취하더라도 일부 개인에서는 LDL-콜레스테롤이 크게 감소하는 반면, 다른 개인에서는 미미한 효과만 나타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는 **유전자-식이 상호작용(nutrigenetic interaction)**의 대표적인 사례로, 개인의 유전적 배경이 식이 성분의 대사 효율을 직접적으로 결정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가족성 식물성 스테롤혈증(sitosterolemia) 환자에서는 ABCG5/G8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식물성 스테롤이 과도하게 흡수·축적되어 심혈관계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데, 이는 정상 집단에서도 **경미한 변이(minor variants)**에 의해 부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3.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전적 요인의 상호작용

식물성 스테롤과 스테롤산의 대사는 유전자뿐 아니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과도 깊은 상호작용을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정 장내 세균은 스테롤 구조를 변형하거나 스테롤산 대사를 촉진하는 효소를 발현하여 체내 흡수 가능성을 바꾼다. 그러나 이 과정 역시 유전적 요인과 상호작용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NPC1L1 다형성이 있는 개인은 동일한 미셀 구조에서도 흡수율이 증가할 수 있으며,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낮을 경우 스테롤 대사 조절 능력이 떨어져 혈중 농도가 높아진다. 또한, 간의 대사 경로에서 CYP7A1, CYP27A1과 같은 담즙산 합성 관련 유전자의 변이가 존재하면 담즙산 분비 및 미셀 형성이 달라져 스테롤의 흡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스테롤 대사의 최종 결과는 유전자-마이크로바이옴-담즙산 경로가 결합된 복합 네트워크에 의해 조절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특정 개인에서 식물성 스테롤 보충제가 효과적이지 않거나, 오히려 혈중 농도를 높이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이유는 단순히 섭취량이 아니라, **개인 맞춤형 대사 체질(personalized metabolic phenotype)**의 차이에 기인한다.

 

4. 개인별 반응 차이와 임상적 함의

유전적 요인에 따른 스테롤 흡수율 차이는 단순히 생화학적 흥미를 넘어,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일반적으로 식물성 스테롤은 LDL 콜레스테롤 감소에 효과적이지만, 일부 개인에서는 혈중 스테롤 수치가 상승하고 죽상경화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ABCG5/G8 기능 저하 변이를 가진 사람은 장내 스테롤 배출 능력이 떨어져 식물성 스테롤 보충제 섭취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식이 지침에서 “모든 사람에게 식물성 스테롤 강화 식품이 동일한 효과를 보인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유전자 검사 기반의 개인 맞춤형 영양 전략(nutrigenomics-based personalized diet)**이 필요하다.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스테롤 보충제 섭취 전, NPC1L1과 ABCG5/G8 유전자형을 분석하여 예상 반응을 예측하는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이는 향후 고지혈증 치료와 심혈관 질환 예방에서 유전형 기반 기능성 식품 추천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다.

 

5. 미래 전망과 맞춤형 영양 전략

앞으로 식물성 스테롤과 스테롤산의 장내 흡수율 연구는 **유전체학(genomics), 후성유전학(epigenetics), 메타게놈 분석(metagenomics)**을 융합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유전자 다형성뿐 아니라, DNA 메틸화나 miRNA 발현과 같은 후성유전적 조절도 스테롤 수송체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해 스테롤 대사에 관여하는 핵심 미생물 종을 규명하면, 프로바이오틱스나 프리바이오틱스 보충을 통해 흡수율을 조절하는 새로운 전략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 기반 예측 모델을 활용하면, 개인의 유전자·마이크로바이옴·식습관 데이터를 통합하여 최적의 스테롤 섭취 권장량을 제시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식물성 스테롤과 스테롤산은 심혈관 건강 증진에 중요한 기능성 영양소이지만, 그 효과는 개인의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미래 영양학의 핵심은 **“one-size-fits-all”이 아닌, 정밀 맞춤형 스테롤 관리(precision sterol nutrition)**로 발전하는 것이다.